신약개발로 인간의 수명이 연장되고 삶의 질이 향상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진전은 약 관련 부작용과 다제약물(polypharmacy)의 사용을 증가시켰습니다. 일반적으로 다제약물의 기준은 매일 5가지 이상의 약을 정기적으로 복용하는 경우입니다. 정기적으로 사용하는 약의 수는 사망률, 낙상, 골절, 입원, 신체기능 및 인지기능 저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2017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잠재적으로 유해한 다제약물 복용에 따른 시급한 문제를 인식했고, 잠재적으로 유해한 다제약물 사용을 인식하고, 예방 및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이에 따라 다제약물 관련 문헌의 양도 상당히 늘어났고, 2021년까지 다제약물 관련 출판물은 10,000개에 달합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2023년 연구결과에 따르면, 2021년 만 66세 인구 중 35.4%가 다제약물을 복용하고 있었고, 이 중 절반이 넘는 53.7%는 1종 이상의 노인에게 부적절한 약을 복용하고 있었고, 1인당 평균 2.4개를 복용하고 있었습니다.

대상자 특성별로는 대도시보다 소도시에 거주하는 사람, 동반질환이 많고 입원 또는 응급실 방문이 많거나 여러 병원을 방문했던 사람들에서 약물 개수와 부적절 약물 처방의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5년과 2016년에 국가 건강검진을 받은 66세 성인 65만여명을 대상으로 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노인 부적절 약을 사용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사망 위험도가 25%,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46% 상승했고, 부적절 약의 개수가 늘어날수록 장애 발생 위험도는 증가했습니다. 게다가 1~2종의 노인 부적절 약을 사용했을 때는 3등급 이상 장기요양 등급을 받을 위험성이 31% 증가했고, 3종 이상 사용했을 때는 무려 81% 증가했습니다.


외국의 한 연구에서 다제약물 관리를 통해 어느 그룹이 더 이득을 얻을 수 있는지 조사했는데, 80세 이상 환자에 비해 65~79세 환자의 사망률이 더 크게 감소할 가능성이 있으며, 치매가 있는 환자에 비해 치매가 없는 환자의 사망률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그나마 좀 더 젊으실 때 다제약물 관리를 받으면 건강에 굉장히 좋은 영향을 받으실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추진하는 다제약물 관리사업(2020년부터 시작)을 통해 만 65세 이상, 건강보험 가입자이면 누구든지, 사업에 참여하는 병원이나 약국에서 다제약물 관리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한 번 받으신 분은 1년 후에 다시 관리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현재 세명기독병원은 입원하신 분들을 대상으로 다제약물 관리서비스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2023년에 다제약물 관리사업에 참여를 시작하여 2024년에도 사업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계획입니다.

세명기독병원에서 입원하실 때 다제약물 관리사업 참여에 신청하시면, 그동안 사용하신 약에 대해서 1) 중복해서 드시던 약이 있는지, 2) 심각한 약물 상호작용이 있는지, 3) 노인에게 부적절한 약이 있는지, 4) 기타 주의 또는 경고가 필요한 약이 있는지, 5) 의심되는 약물 부작용이 있는지에 대해서 검토 및 상담해드리고 있습니다.

사업 참여에 희망하시는 분들은 주치의와 상담해보시기 바랍니다.


<참고문헌>
1. Keller et al., Cumulative Update of a Systematic Overview Evaluating Interventions Addressing Polypharmacy. JAMA Netw Open. 7(1):e2350963, 2024.
2. Page et al., The feasibility and effect of deprescribing in older adults on mortality and health: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Br J Clin Pharmacol. 82(3):583-623, 2016.
3. 의학신문 2023.11.27 (http://www.bosa.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11007)
4. 그림 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